오늘의 위스키 - 로얄살루트
내인생의 첫 고급 블랜디드 스카치 위스키 - 로얄 살루트
로얄살루트와 함께한 첫날밤을 잊지 못한다. (누구라도 첫날밤은 잊지 못할 것이다) 이미 소주와 맥주에 흔건이 취했음에도 그날밤은 꽃향기와 목구멍을 휘감아도는 바닐라 향기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마도 첫날밤의 인상이란 이리도 부드럽고 강력한 것이었던가... 그 후 항상 첫날밤을 그리며 마시는 로열 살루트는 그날의 아련함을 남겨두고 그처럼 강렬하지는 않다.
그리도 테이스팅 노트를 적어본다.
시각
호박색의 아름다운 보석과도 같으며 (나처럼 혼술을 하는 경우) 밝은 주방 밑 조명 밑에서의 호박은 더 찬란하게 빛이 난다.
레그는 부드럽지만 선명하게 흔적을 남김다.
향
알콜향은 없다. 꽃향기같기도 과일향같기도한 바닐라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맛
맛있다. 40도의 술이 이렇게 부드러워도 되는 것인가?! 술을 전혀 먹지 못하는 사람도 부드럽게 먹을 수있을 정도의 부드러움 그리고 굳이 콜라나 탄산수를 섞어 하이볼을 만들 필요가 없다.
맛있다 그냥 손이 또 술잔에 다가가고 그냥 또 목구멍 넘어로 술이 넘어간다.
부드럽지만 잔에 맺힌 진득한 레그 처럼 바닐랑 향이 진득하다.
그리고 혀를 치는 찌릿찌릿한 스파이시함이 기분 마져도 찌릿 찌릿 좋게 해준다.
피니쉬
피니쉬가 그리 강령하지 않다. 아몬의 목직함이 한번 치고 전반적인 바닐라 향이 끝까지 가고 사이에 허브 고일향이 있지만 부드러운 고급 블랜디드 위스키가 딱 주는 느낌이다.
조금더 스모키하거나 조금더 시트러스하거나 뭔가 조금더 묵직한 한방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있다.
그래도 좋은 손님이 오면 로얄 살루트를 꺼내어 와야지 누구도 호일껏 같은 부드러움과 맛을 가진 고급 위스키임에 틀림 없다.
조명 아래에 보석은 더 영롱히 빛이난다.